[상표]2027년에 시행될 중국 신(新)상표법을 알아봅시다!

배미현 변리사
2026-09-01
조회수 328

2027년 시행 중국 신(新)상표법, 한국인이 주목해야 할 4가지 핵심 변화


2027년 1월 1일, 중국 상표법이 1982년 제정 이래 가장 전면적인 개정을 맞이합니다. 8장 73조였던 법 조문이 9장 87조로 늘어났고, 신설 조항만 14개, 실질적으로 수정된 조항은 20개가 넘는 변화입니다. 이번 개정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등록 지향에서 사용 지향으로"입니다. 그동안 중국 상표 제도는 '일단 등록부터 하고 보자'는 관행이 만연했고, 그 부작용으로 브랜드를 선점해 놓고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좀비 상표'와 상표 브로커의 악의적 매점이 골칫거리였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여러 개정 조항 중에서도 특히, 한국의 기업과 개인 권리자에게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네 가지 조항을 짚어보겠습니다.


1. 악의적 상표 선점, 이제 입증 없이도 걸러낸다 (제19조)

지금까지 중국에서 브로커들이 유명 브랜드를 먼저 출원해 되파는 이른바 '상표 사재기'가 골칫거리였던 이유는, 이를 막으려면 상대방의 '악의(주관적 의도)'를 입증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브로커의 속내를 증명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신법 제19조는 이 기준을 객관화하였습니다. '악의'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사용할 목적 없이 정상적인 생산·경영 필요를 현저히 초과하여 상표를 출원하는 경우"라는 객관적 기준을 도입하였습니다. 즉 특정 개인이나 업체가 수백, 수천 건의 상표를 무더기로 출원하는 등 정상적인 사업 범위를 벗어난 정황이 확인되면, 심사관이 직권으로 곧바로 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기준은 출원 단계부터 이의신청, 무효심판까지 전 과정에서 일관되게 적용됩니다. 
덕분에 한국 기업이 중국 진출 전 브랜드를 도둑맞는 위험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중국에 등록 안 한 유명 브랜드도 폭넓게 보호받는다 (제21조)

기존 법은 저명상표 보호에 이중 기준을 뒀습니다. 동일·유사 상품에서는 미등록 저명상표도 보호받을 수 있었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상품(비유사 상품)에서 보호받으려면 반드시 '중국에 이미 등록된' 저명상표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신법 제21조는 이 '중국 등록' 요건을 삭제하였습니다. 이제는 중국에 상표를 등록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브랜드가 저명하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비유사 상품에서도 보호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류 콘텐츠, K-뷰티, K-푸드 브랜드처럼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하지만 정작 현지 상표 등록은 미처 챙기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권리자에게는 반가운 변화입니다. 다만, 저명성을 인정받으려면 광고 실적, 매출액, 시장 점유율, 수상 경력 등 객관적 증거를 평소에 체계적으로 모아 둬야 한다는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3. 해외 분쟁에서도 쓸 수 있는 '중국판 저명상표 확인서' (제69조)

한국 기업이 제3국에서 상표 분쟁을 겪을 때, 자사 브랜드가 중국에서도 저명하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런데 상표 보호는 원칙적으로 '속지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중국 내 저명성을 해외 절차에서 매번 새로 증명해야 했고 그 비용과 시간 부담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따라서 신법 제69조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저명상표 확인' 제도를 신설하였습니다. 이 제도는 당사자의 요청이 있으면 중국 국가지식재산권국이 관련 공중의 인지도, 사용 기간·범위, 홍보 실적, 과거 보호 기록 등을 심사해 공식적으로 저명성을 확인해 주는 제도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발급 받은 공식 확인서는 해외 상표 등록 심사나 분쟁 처리 과정에서 유력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어, 반복적인 재입증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입니다.


4. 이의신청 기간,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 (제36조)

중국 상표 출원이 처음 공고된 후 제3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기존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어듭니다. 등록 절차가 그만큼 빨라진다는 뜻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자신의 브랜드와 유사한 상표가 몰래 출원됐을 때 이를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짧아진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기적인 상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이의신청 기회 자체를 놓칠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변화는 유의하셔야 하겠습니다!


2027년에 있을 중국 상표법의 전반적인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 선의의 권리자 특히, 저희에게 우호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리려면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핵심 브랜드는 가능한 한 조기에 중국 내 등록을 마쳐 두고, 온라인 판매 기록·광고 자료·전시회 참가 이력 등 사용 증거를 평소에 꾸준히 축적해 두는 것이 바람직 할 것 입니다. 아울러, 단축된 이의신청 기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표 출원 공고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즉, 이제는 등록만 해두고 방치하던 시대는 저물고, '쓰는 만큼 지켜지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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