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의 IP 고민, 그 두 번째 이야기
“중국에 상표를 출원했는데 비슷한 상표가 있다고 거절됐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난 글에서는 해외 진출을 준비할 때 반드시 등록이 필요한 핵심 브랜드라면 현지 대리인을 통한 선행상표조사가 오히려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무리 사전에 검토해도 모든 위험을 없앨 수는 없다.
상표심사는 결국 각 국가의 법과 심사실무에 따라 이루어진다.
조사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선등록 상표가 인용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히 다르다고 생각했던 두 상표를 현지 심사관은 유사하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특히 중국과 관련된 상담에서 이런 고민을 자주 접한다.
이미 비슷한 상표가 등록되어 있다거나, 국내에서는 충분히 등록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브랜드가 현지에서는 선등록 상표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거절되는 경우다.
대표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던 이름인데 왜 중국에서는 안 된다는 것인지, 어렵게 만들어 몇 년간 사용해 온 브랜드인데 이제 와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나는 ‘거절됐다’와 ‘방법이 없다’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때부터 전략이 필요하다.
같은 상표인데 나라마다 답이 달라질 수 있다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구체적인 심사실무에는 국가별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실무경험만으로 해외의 심사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특히 기업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는 시장 중 하나다.
출원량이 워낙 많아 선등록 상표가 촘촘하게 존재하고, 모방상표 문제도 종종 발생한다.
또 영문 브랜드뿐 아니라 중국 소비자를 위한 중문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고 별도로 보호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선등록 상표 때문에 거절됐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해서 두 표장을 놓고 단순히 “비슷하다, 다르다”만 판단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선등록 상표가 현재 유효한 상태인지,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지,
불사용취소 등 다른 절차를 활용할 여지가 있는지,
양측의 지정상품은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는지,
현재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지,
또는 현지시장에서 사용할 별도의 브랜드 전략이 필요한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법률적으로 끝까지 다투어 이길 수 있는 방법보다 사업적으로 가장 손해가 적은 방법이 더 좋은 답이 되기도 한다.
IP 업무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답이 언제나 하나는 아니다.
해외 사건에서는 ‘현지의 감각’이 중요하다
해외 상표 사건을 진행하면서 자주 느끼는 것이 있다.
법은 검색할 수 있지만, 실무의 감각은 경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주장을 심사관이 실제로 받아들이는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야 비유사하다고 보는지,
취소심판이나 다른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형식적으로 가능한 방법과 실제로 성공 가능성이 있는 방법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각 국가의 상표 심사실무는 결국 그 국가에서 사건을 계속 수행하는 현지 대리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 대리인의 역할이 단순히 현지 대리인을 연결해 주는 것에 그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대리인은 해당 기업의 사업과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알고 있다.
왜 이 이름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어떤 제품이 회사의 핵심인지, 앞으로 어느 시장까지 진출하려 하는지, 다른 국가에서는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현지 대리인은 그 나라의 실무를 가장 가까이에서 알고 있다.
나는 해외사건에서 이 두 관점이 함께 작동해야 좋은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실제로 해외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좋은 해결책이 의외의 대화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현지 대리인으로부터 첫 번째 의견이 도착했다고 가정해 보자.
“선등록 상표와 유사하므로 극복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선택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번 더 질문해 볼 수 있다.
“이 방법 말고 다른 절차를 병행할 수는 없습니까?”
“인용상표의 사용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까?”
“지정상품을 조정하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없습니까?”
“우리 의뢰인에게는 이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현지에서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무엇입니까?”
국내 대리인과 현지 대리인이 이런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선택지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언제나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거절통지서 한 장만 보고 곧바로 브랜드를 포기하는 것과, 가능한 선택지를 모두 검토한 뒤 사업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결국 글로벌 IP 업무는 단순한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조율의 문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국가의 법과 실무, 그리고 그 기업이 실제로 이루고자 하는 사업적 목적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인 길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런데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의 고민은 상표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금요일 행사에서 의외로 반가웠던 질문이 하나 있었다.
한 대표님이 장기적으로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IP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개인적으로 기술특례상장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자주 느끼는 부분이 있다.
기술기업이 상장을 준비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허를 몇 개 정도 가지고 있어야 하나요?”
물론 특허의 숫자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주요 기술을 여러 각도에서 보호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특허의 개수를 늘리는 것이 곧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좋은 IP 전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열 개의 특허보다 회사의 핵심 기술을 제대로 보호하는 한두 개의 특허가 훨씬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가 많다는 것과 기술을 잘 보호하고 있다는 것은 다르다
기업의 특허목록을 검토하다 보면 등록특허는 스무 건, 서른 건인데 막상 하나씩 들여다보면 회사의 핵심 제품이나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권리가 많지 않은 경우가 있다.
반대로 특허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회사의 핵심 기술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그 기술을 경쟁사가 쉽게 우회하기 어렵도록 권리범위가 설계되어 있는 기업도 있다.
나는 후자의 특허 포트폴리오가 훨씬 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질문이다.
“이 특허가 우리 회사의 어떤 경쟁력을 지켜주고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도 필요하다.
“우리가 이 기술로 실제 사업을 했을 때 다른 회사의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가?”
자신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타인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내 기술에 대해 특허를 받았다고 해서 그 기술을 반드시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특례상장을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있는 기업이라면 일정 시점부터는 단순히 특허출원을 늘리는 것을 넘어 핵심특허의 질과 경쟁력, 그리고 타사 권리와의 충돌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외부에서 궁금해하는 것은 특허증의 숫자 그 자체가 아닐 것이다.
“이 회사의 기술적 경쟁력은 실제로 보호되고 있는가.”
그리고
“이 회사는 그 기술을 앞으로 안정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가.”
IP 관점에서 보면 결국 이 두 질문으로 수렴한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답을 아는 것이 아니다
지난 금요일 여러 대표님들의 질문을 듣다 보니 서로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였던 고민들이 사실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드리드로 출원해야 할지 개별국으로 출원해야 할지.
어느 나라에서 선행상표조사를 해야 할지.
중국에서 상표가 거절되면 어떤 방법을 찾아봐야 할지.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면서 어떤 특허를 만들어야 할지.
겉으로는 모두 다른 문제다.
하지만 결국 대표가 묻고 있는 것은 비슷하다.
“우리 회사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IP 업무를 하다 보면 법전에 답이 적혀 있는 문제보다 그렇지 않은 문제를 더 자주 만나게 된다.
마드리드와 개별국 출원 중 하나가 언제나 정답인 것도 아니고,
선행상표조사를 모든 국가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해외에서 상표가 거절됐다고 언제나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특허가 많다고 언제나 좋은 IP 포트폴리오인 것도 아니다.
기업이 어느 시장으로 가려는지, 지금 무엇을 보유하고 있는지, 무엇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변리사의 역할도 단순히 출원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여러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각 선택의 비용과 가능성, 위험을 함께 따져본 뒤,
그 기업에 가장 현실적인 ‘다음 수’를 찾아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 나가려는 기업이라면 앞으로 예상하지 못한 IP 문제를 여러 번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모든 답을 대표가 미리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다만 문제가 생겼을 때 이렇게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이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나는 변리사의 일이 그 질문에 가능한 한 좋은 선택지를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의 IP 고민, 그 두 번째 이야기
“중국에 상표를 출원했는데 비슷한 상표가 있다고 거절됐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난 글에서는 해외 진출을 준비할 때 반드시 등록이 필요한 핵심 브랜드라면 현지 대리인을 통한 선행상표조사가 오히려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무리 사전에 검토해도 모든 위험을 없앨 수는 없다.
상표심사는 결국 각 국가의 법과 심사실무에 따라 이루어진다.
조사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선등록 상표가 인용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히 다르다고 생각했던 두 상표를 현지 심사관은 유사하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특히 중국과 관련된 상담에서 이런 고민을 자주 접한다.
이미 비슷한 상표가 등록되어 있다거나, 국내에서는 충분히 등록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브랜드가 현지에서는 선등록 상표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거절되는 경우다.
대표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던 이름인데 왜 중국에서는 안 된다는 것인지, 어렵게 만들어 몇 년간 사용해 온 브랜드인데 이제 와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나는 ‘거절됐다’와 ‘방법이 없다’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때부터 전략이 필요하다.
같은 상표인데 나라마다 답이 달라질 수 있다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구체적인 심사실무에는 국가별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실무경험만으로 해외의 심사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특히 기업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는 시장 중 하나다.
출원량이 워낙 많아 선등록 상표가 촘촘하게 존재하고, 모방상표 문제도 종종 발생한다.
또 영문 브랜드뿐 아니라 중국 소비자를 위한 중문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고 별도로 보호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선등록 상표 때문에 거절됐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해서 두 표장을 놓고 단순히 “비슷하다, 다르다”만 판단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선등록 상표가 현재 유효한 상태인지,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지,
불사용취소 등 다른 절차를 활용할 여지가 있는지,
양측의 지정상품은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는지,
현재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지,
또는 현지시장에서 사용할 별도의 브랜드 전략이 필요한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법률적으로 끝까지 다투어 이길 수 있는 방법보다 사업적으로 가장 손해가 적은 방법이 더 좋은 답이 되기도 한다.
IP 업무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답이 언제나 하나는 아니다.
해외 사건에서는 ‘현지의 감각’이 중요하다
해외 상표 사건을 진행하면서 자주 느끼는 것이 있다.
법은 검색할 수 있지만, 실무의 감각은 경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주장을 심사관이 실제로 받아들이는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야 비유사하다고 보는지,
취소심판이나 다른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형식적으로 가능한 방법과 실제로 성공 가능성이 있는 방법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각 국가의 상표 심사실무는 결국 그 국가에서 사건을 계속 수행하는 현지 대리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 대리인의 역할이 단순히 현지 대리인을 연결해 주는 것에 그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대리인은 해당 기업의 사업과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알고 있다.
왜 이 이름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어떤 제품이 회사의 핵심인지, 앞으로 어느 시장까지 진출하려 하는지, 다른 국가에서는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현지 대리인은 그 나라의 실무를 가장 가까이에서 알고 있다.
나는 해외사건에서 이 두 관점이 함께 작동해야 좋은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실제로 해외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좋은 해결책이 의외의 대화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현지 대리인으로부터 첫 번째 의견이 도착했다고 가정해 보자.
“선등록 상표와 유사하므로 극복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선택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번 더 질문해 볼 수 있다.
“이 방법 말고 다른 절차를 병행할 수는 없습니까?”
“인용상표의 사용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까?”
“지정상품을 조정하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없습니까?”
“우리 의뢰인에게는 이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현지에서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무엇입니까?”
국내 대리인과 현지 대리인이 이런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선택지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언제나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거절통지서 한 장만 보고 곧바로 브랜드를 포기하는 것과, 가능한 선택지를 모두 검토한 뒤 사업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결국 글로벌 IP 업무는 단순한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조율의 문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국가의 법과 실무, 그리고 그 기업이 실제로 이루고자 하는 사업적 목적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인 길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런데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의 고민은 상표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금요일 행사에서 의외로 반가웠던 질문이 하나 있었다.
한 대표님이 장기적으로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IP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개인적으로 기술특례상장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자주 느끼는 부분이 있다.
기술기업이 상장을 준비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허를 몇 개 정도 가지고 있어야 하나요?”
물론 특허의 숫자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주요 기술을 여러 각도에서 보호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특허의 개수를 늘리는 것이 곧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좋은 IP 전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열 개의 특허보다 회사의 핵심 기술을 제대로 보호하는 한두 개의 특허가 훨씬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가 많다는 것과 기술을 잘 보호하고 있다는 것은 다르다
기업의 특허목록을 검토하다 보면 등록특허는 스무 건, 서른 건인데 막상 하나씩 들여다보면 회사의 핵심 제품이나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권리가 많지 않은 경우가 있다.
반대로 특허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회사의 핵심 기술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그 기술을 경쟁사가 쉽게 우회하기 어렵도록 권리범위가 설계되어 있는 기업도 있다.
나는 후자의 특허 포트폴리오가 훨씬 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질문이다.
“이 특허가 우리 회사의 어떤 경쟁력을 지켜주고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도 필요하다.
“우리가 이 기술로 실제 사업을 했을 때 다른 회사의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가?”
자신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타인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내 기술에 대해 특허를 받았다고 해서 그 기술을 반드시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특례상장을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있는 기업이라면 일정 시점부터는 단순히 특허출원을 늘리는 것을 넘어 핵심특허의 질과 경쟁력, 그리고 타사 권리와의 충돌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외부에서 궁금해하는 것은 특허증의 숫자 그 자체가 아닐 것이다.
“이 회사의 기술적 경쟁력은 실제로 보호되고 있는가.”
그리고
“이 회사는 그 기술을 앞으로 안정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가.”
IP 관점에서 보면 결국 이 두 질문으로 수렴한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답을 아는 것이 아니다
지난 금요일 여러 대표님들의 질문을 듣다 보니 서로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였던 고민들이 사실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드리드로 출원해야 할지 개별국으로 출원해야 할지.
어느 나라에서 선행상표조사를 해야 할지.
중국에서 상표가 거절되면 어떤 방법을 찾아봐야 할지.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면서 어떤 특허를 만들어야 할지.
겉으로는 모두 다른 문제다.
하지만 결국 대표가 묻고 있는 것은 비슷하다.
“우리 회사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IP 업무를 하다 보면 법전에 답이 적혀 있는 문제보다 그렇지 않은 문제를 더 자주 만나게 된다.
마드리드와 개별국 출원 중 하나가 언제나 정답인 것도 아니고,
선행상표조사를 모든 국가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해외에서 상표가 거절됐다고 언제나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특허가 많다고 언제나 좋은 IP 포트폴리오인 것도 아니다.
기업이 어느 시장으로 가려는지, 지금 무엇을 보유하고 있는지, 무엇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변리사의 역할도 단순히 출원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여러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각 선택의 비용과 가능성, 위험을 함께 따져본 뒤,
그 기업에 가장 현실적인 ‘다음 수’를 찾아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 나가려는 기업이라면 앞으로 예상하지 못한 IP 문제를 여러 번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모든 답을 대표가 미리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다만 문제가 생겼을 때 이렇게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이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나는 변리사의 일이 그 질문에 가능한 한 좋은 선택지를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